2019-11-13 11:04

‘노재팬’ 열풍에 경착륙하는 항공업계…정책금융 SOS 요청

한국해양진흥공사 본뜬 항공전담 금융기관 도입 필요성 시사


계속되는 ‘노 재팬’ 열풍이 항공업계에 상당한 실적부진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노선 확장에 치중했던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일부 항공사는 지난 10월 일본노선 수송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최대 70% 이상 급감한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항공협회 김광옥 총괄본부장은 11일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인 7월 이후부터 국제선 여객수송실적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며 “저비용항공사(LCC)는 전년 10월 대비 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월별 수송실적 성장률을 살펴보면 7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한 535만6000명을 기록했지만, 8월에는 전년 수준인 536만4000명에 그쳤다. 9월에는 처음으로 2.5% 역신장해 443만명을 기록했다. 한국항공협회는 10월 국내 항공사의 수송실적이 4.8% 후퇴한 473만3000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노선만 놓고 보면 8월부터 수송실적이 급감하는 모습이다. 7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3% 성장한 162만5000명으로 나타났지만 8월에는 22% 급감한 136만1000명, 9월에는 30.4% 줄어든 94만2000명을 기록했다. 10월 실적은 43.3% 감소한 82만7000명에 그칠 전망이다.

 
▲자료: 한국항공협회


지난해 일본노선 확장으로 재미를 봤던 국내 주요 LCC들은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LCC 성장률은 7월 14.9%를 기록했지만 한 달 뒤 2.7%로 뚝 떨어졌고, 9월에는 -4.8%를 기록했다. 10월에는 -9.8%까지 후퇴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는 일본노선 비중이 지난 7월 기준 20%에 불과했지만 LCC는 일본비중이 42.7%에 육박해 위기관리에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하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10월 주요 LCC의 일본노선 여객수송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33.1~75.2%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사별로 에어부산이 75.2%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성장률 부진이 가장 심각했고, 뒤이어 진에어와 에어서울 이스타항공이 각각 -62.9% -60.5% -52.3%로 뒤를 이었다.

항공사들은 일본노선 공급을 전년 9월 약 165만석에서 올해 9월 143만석으로 13.3% 줄이는 등 뼈를 깎는 노선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기엔 역부족이다. 한국항공협회는 올해 일본노선 여객 감소로 항공업계가 최소 7829억원의 매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항공협회 김광옥 총괄본부장


“항공정책 글로벌표준 따라야”

이날 항공업계는 항공산업 선진화를 위한 방안으로 해외 주요 국가들이 시행하지 않는 각종 규제책을 풀고, 정책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항공업계를 대표해 인사말을 전한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는 항공사 차원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 동감하면서도 경쟁국가들이 취하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는 시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우 대표는 “재산세나 부품에 대한 관세라든지, (…) 항공사의 운영과 관련된 인가제도, 보고제도, 징벌적인 과징금제도 등 항공사의 자유로운 경영을 힘들게 하는 이런 제도 자체를 이번 기회에 개선해주면 마음 놓고 더욱 활발하게 외국 항공사와 경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


지난 한진해운 사태 이후 정부가 국적선사들의 선박 신조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본떠 항공업계에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금융공기업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항공협회 김 본부장은 “항공기를 도입할 때 정부의 보증지원이 필요하다”며 “항공기를 금융리스로 도입하면 정부나 국책은행 등에서 보조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책 토론회는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비롯해 박홍근 의원, 안호영 의원, 김철민 의원, 박재호 의원, 조응천 의원, 이규희 의원, 이후삼 의원 등이 주최했으며, 한국항공협회와 국토교통부가 각각 주관 후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


윤관석 의원은 개회사에서 “항공산업은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는 교통수단을 넘어 고도의 자본집약적 산업이고, 국가 경제발전의 근간이 되는 명실상부한 국가 기간산업이다”라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로서 우리나라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맡은 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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